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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rriTale 2012. 11. 16. 18:30


    은기가 돌아왔다.
    은기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나를 믿을 수 없다는 뜻이다.
    나에게 분노하고 있다는 뜻이고, 나를 용서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은기가 가려고 마음 먹은 길을 난 알지 못한다.
    어떻게 그 길을 가려는건지 그 길을 가서 어쩌려는 건지
    나는 알지 못한다.
    어떤 생각으로 어떤 마음으로 그 길을 가려고 하는지
    물어봐도 은기는 대답해주지 않을 것이다.

    다만 내가 아는 건 그 길을 가는 은기 옆에
    어쩌면 난 함께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

    은기가 돌아왔다.

    그러나 지금의 은기는 내가 알던 예전의 은기가 아니다.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어버린걸까
    무엇을 놓아버리고 무엇을 잡고 있는 걸까
    은기는 돌아왔지만 난 아직도 그 아이를 기다린다.
    절대 지치지 않고 서두르지도 않고 조급해하지도 않고.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강마루 (17화)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기억의 장난이 있다.

    기억은 쉼 없이 윤색되고 퇴색되어 진다는 것.

    내 기억은 그럼 온전한 것일까?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서은기 (18화)




    안심한단 말야, 그럼.

    나까지 다보고나면

    이제 됐다. 초코까지 다 봤다.

    그러고 안심하고 죽어버리면 어떡해?
    예전에 나도 죽을 뻔 했을 때 마루오빠 교도소가고
    재길이 오빠 혼자서 나 지키고 있을 때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어서

    그냥 다 놔버리자, 그런 생각 들었을 때
    아니다 초코야..
    니가 아직 마루오빠 못봤잖아.
    마루오빠도 못봤는데 니가 어떻게 죽어. 절대 못죽어.
    그러고 죽을 힘을 다해서 살았단 말야.
    그러니깐 우리 오빠도 나 못보고 수술들어가면
    혹시 수술도중에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그냥 다 그만두고 싶다, 그런 생각 들 때
    아니다. 내가 아직 초코를 못봤구나.
    이러고 힘을 내서 죽지않고 꼭 살아서 나올거란 말이야.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강초코 (20화)






    은기가 물었다
    그때 터널에서..왜 자신의 차를 피하지 않았냐고
    은기에겐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난 그이유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그때 난 세상과 내 자신에 몹시 지쳐있었고
    이번 생은 그냥 이대로 끝나도 상관없다고, 그렇게 생각했던거 같다..
    그리고 다음세상에서 은기와 꼭 다시 만나 그땐 누구나 하는 평범한 연애를
    세상 사람 누구나 하는 평범한 사랑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그렇게 신에게 기도했던거 같다..






    그리고 다음 세상에서 은기와 다시 만나
    그땐 누구나 하는 평범한 연애를
    세상 사람 누구나 모두가 하는 평범한 사랑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그렇게 신에게 기도했던 거 같다.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그녀가 아는 사람에게 묻기도 하고
    어떤 땐 그녀의 집 앞을 서성여보기도 하고
    어떤 땐 그녀의 부모님께 잘 보이고 싶어서
    그녀의 아버지가 좋아하는 트로트를 배우고 바둑도 배우고 
    아무 음식이나 먹성 좋게 잘 먹는 법도 배우고 
    어떤 땐 그녀가 좋아하는 팝아티스트의 노래를 전부 외우고
    어떤 땐 그녀가 자주 가는 장소에 가서 하루 종일 그녀를 기다려보기도 하고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말하고 
    그리우면 그리웠다고 말하고 
    설레며 감사하며.. 
    그렇게 누구나 하는 평범한 연애를 하고 싶다고 기도했던 것 같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강마루 (2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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